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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仁/인하人 이야기

56회 사법시험 합격자 박세원 선배님을 만나다

끝없는 노력으로 멋지게 자신의 꿈을 이룬 인하인을 소개해드리는 <인하이야기>! 오늘은 점점 더 합격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사법시험에 당당히 합격하신 박세원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박세원 선배님은 인하대학교 법학과 04학번으로, 이번 56회 사법시험에서 합격하셨는데요. 그 어렵다는 사법시험, 어떤 이유로 준비하셨고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는지 들어볼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신 박세원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박세원이고, 인하대학교 04학번 법학과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학생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해 잘 되어서 합격했습니다. 지금은 3월 연수원에 들어가기 위해 연수원 예비과정을 공부하고 있고,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은 법조인을 양성하는 시험입니다.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에서 2년 동안 소정의 실무 과정을 거쳐 정식 법조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법시험>

- 사법시험은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군법무관이 되려고 하는 자에게 필요한 학식과 능력의 유무 등을 검정하기 위한 시험으로서 제1차시험, 2차시험 및 제3차시험으로 구분하여 실시됩니다.

- 각 시험구분별 시험실시계획은 법무부 홈페이지와 관보에 공고합니다.

- 1차시험은 원칙적으로 선택형으로 실시되고, 1차시험 합격자는 당해연도 제2차시험과 그 다음 회의 시험 제2차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 2차시험은 논술형으로 실시되고, 1차시험에 합격하거나 제1차시험을 면제받은 자만이 응시할 수 있습니다.

- 3차시험은 면접시험으로 실시되고, 2차시험에 합격하거나 제2차시험을 면제받은 자만이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과목>

                                

    

 

사실 학교에 입학할 당시에는 법조인이 될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군대를 다녀온 후 법학 전공을 공부하다 보니 사법시험을 준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렸을 때 제가 운동을 해 단증이 있어요. 아버지께서 제가 군대 휴가 때 단증도 있고, 법대 나왔으니 경찰을 한 번 해봐라.”라고 말씀하시며 경찰 시험을 권하셨죠. 그 때는 알겠습니다, 했는데 군대 갔다 와서 복학 후 법대 교수님의 말씀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차피 같은 노력으로 시험 볼 거라면 법조인을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이런 말씀을 하셔서 준비해보게 됐죠.

 

 

어렸을 때 한자를 배워서 한자가 많은 법학 책을 읽는 데는 무리가 없었어요. 원래 법대생들이 처음에 하는 게 한자 공부거든요. 또 법이라는 게 실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배워두면 다 써먹을 수 있거든요. 법 자체의 흥미로움으로 전공 공부를 했죠.

 

 

복학하고는 이호규 교수님 수업을 들었어요. 교수님께서 민법 쪽의 <민사판례>, <민사연습> 등 과목을 강의하시는데요. 교수님이 말씀도 잘하시고, 민법 특성상 판례에 등장하는 사람도 다양하고 복잡한데 복잡한 만큼 재미있거든요. 그래서 이호규 교수님 강의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대학교에서 친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과 생활을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형제같이 지낼 수 있는 정말 친한 친구 딱 두 명이 있죠. 그 친구들이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전공이 같으니 사법시험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아니까 제가 시험을 준비할 때 응원을 많이 해줬죠.

그리고 제가 아직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어요. 이제 졸업 예정인데, 휴학을 오래해서 학교에 10년 동안 있었죠. 휴학을 오래 하고 132학기에 복학해서 인하대학교 야구 소모임 K2에 들어갔어요. K2 동생들과 야구도 하고, 리그 경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죠.

 

 

20131차를 떨어지고 공부를 다 접고, 시험 준비를 했던 신림동에서 나왔어요. 너무 안 되니까요. 공부하는 것도 힘들고, 시험이 이제 없어지니까 뽑는 인원도 줄고 있고요. 그런데 제가 졸업까지 3학기가 남아 있었거든요. 그럼 1년만 더 해보자, 어차피 과 공부니까 과 공부하면서 시험에 조금 더 비중을 둬서 한 번 더 준비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해서 2014년에 1차와 2, 3차 모두를 합격했어요. 공부를 다 접고 나왔을 때 만약 졸업 직전이었다면 사법시험을 아예 그만뒀을 거예요. 실제 취업 준비를 할까 생각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졸업까지 시간이 남아있었고, 그래서 더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 덕에 합격할 수 있었어요.

 

 

군대에 다녀온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겠다고 생각하고, 2009년부터 시험을 준비했어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후에 휴학하고, 바로 신림동에 가서 공부를 했죠. 2년 공부하고 1차를 합격했고 그 후 2차는 떨어졌어요. 그리고 다시 1차를 봤는데 잘 안됐고, 복학 후 다시 공부하다가 지금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까지 5년이 걸렸죠.

 

 

정말 교과서적으로 말씀드리자면 7시에 일어나 독서실에 가서 점심, 저녁 밥 먹는 시간 30분을 빼고 공부해 12시에 집에 갑니다. 그 사이에는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딴 생각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이번 시험을 준비할 때는 학원에 가지 않았어요. 2차 시험까지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예전에 공부했던 자료 모아둔 것을 봤고, 최신자료를 모아서 직접 짜깁기해서 공부했죠.

학원은 최소한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순환별 과목 과정이 있는데 적어도 최소 과정까지는 학원에 가줘야 해요. 교과서를 본다고 해서 사례형 문제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단박에 파악하기 어려우니까요.

 

 

공통적으로 열심히 해야 하는 것, 반복해 계속 봐야 한다는 건 같죠.

그래도 과목 특성 별로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게 했어요. 민법, 민사소송법 같은 경우는 수학 공식 같이 법전에 나와 있는 판례 그대로 딱 떨어지게 공부했고요. 헌법, 행정법, 공법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해요. 공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생각을 해서 나의 판단을 길게 풀어내야 하죠.

 

선배님의 형사소송법 책

 

 

926일에 2차 발표가 있었어요. 2차 합격 소식 후에 정말 기뻤어요. 사법시험은 3차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거든요. 떨어지는 비율이 크지 않아요. 2차 합격이 곧 최종 합격과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다른 시험들처럼 면접 스터디를 하는 등 힘들게 준비하지는 않았고 2차 때 공부했던 7과목에 이런 내용, 이런 쟁점이 있었다고 다시 숙지하는 과정으로 준비했죠. 이번 3차 시험은 조금 유연하게 진행되었다고 해요. 면접 때 현직에 계신 분들이 앞에 계세요. 그래서 벌벌 떨리고 머리가 백지가 되어버리는데, 그래도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 덕분에 잘 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안 되는 거죠. 시험에 떨어지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제 실력이죠. 실력이 합격까지에 아직 못 미치니까 떨어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떨어질 때 힘들어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해낼 수 있었어요.

괜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나는 합격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하고 될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번에 합격하고 나서 이번 시험을 준비할 때와 그 전에 준비할 때를 비교해보니 그 때 준비했던 건 한 게 아니더라고요. 떨어졌을 때는 규칙적인 생활이 부족했어요. 이번에는 7시부터 12시까지 규칙적인 생활이 딱 지켜졌어요. 제대로 생활패턴을 지켜나갔죠. 그런데 예전에는 늦게 일어나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시험 준비를 했어요.

 

 

제가 술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시험을 준비할 때 술 마시기도 하고 그랬던 거고요. 그래도 이번에 공부할 때는 술을 많이 줄였습니다.

그리고 야구를 좋아해요. 야구 소모임 K2에 들어간 것도 그러한 이유인데, 공부를 공식적으로 쉬는 날에만 소모임 친구들과 같이 야구 경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야구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야구가 매일 하고, 하루 4시간 정도 진행되거든요. 공부를 위해서 야구를 보지는 않았고 하이라이트 정도만 봤죠.

 

 

야구를 좋아하니까요. 운동하면서 공부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또 인맥도 쌓으려 들어갔죠. 워낙에 학교에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학번이 높다보니 소모임에 들어가는 게 쉬운 건 아닌데 소모임 동생들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 같이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지금도 계속 연락하며 지내고 있고요.

 

 

너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하라고 하셨죠. 제가 공부를 하겠다는 것에 대한, 그만 두고 싶었을 때는 그만 두고자하는 제 의견에 대한 존중을 언제나 해주셨어요. 그래도 나중에 말씀을 들어보니 그만 두려고 했을 때는 정말 아쉬워하셨더라고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짐했던 건 배수진이었어요. ‘여기서 지면 끝이다!’라고 생각했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법시험에는 1차 한 번 붙으면 2차를 두 번 볼 수 있는 유예가 있는데요. 제가 올해 2차 떨어지면 내년에 한 번 더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안일하게 하면 내년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인원은 점점 줄고 있는데. 그래서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죠.

 

선배님의 사법시험 합격증서

 

 

최근 2차 시험장에서 답을 적으면서 내가 여기는 다시는 안 온다!’는 생각으로 이 악물었던 게 생각나요. 2차 시험에서는 7과목에 대해서 답안지 8면 모두를 서술해야 하는데 다시는 안 오겠다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다 써냈어요. 그래서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하는 말이겠지만 체력과 집중력이 가장 중요하죠. 그리고 자기에 대한 믿음이 중요해요. 내가 하는 일에 될까?’라고 생각하면 이루기 어렵죠.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나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거나 자만하지는 않아야겠죠. 자만까지 가지 않게, 자신감의 범위에서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다 때가 되면 집중하게 되어있더라고요. 발등에 불이 떨어져 봐야 뜨거운 줄 알잖아요?(웃음) 절박한 마음이 가장 집중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절박했던 만큼 노력했고, 집중했으니까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법시험 합격 연령치고는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절박했던 이유는 이제 사법시험이 없어지니까요. 사법시험이 없어져서 그만 두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2차 붙었다는 소식 들었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3차는 조금 편하게 생각했거든요. 소식 들었을 때는 그냥 멍했죠.

시험 보고나서는 합격에 대한 생각은 전혀 안했어요. 알바하고, 일하고 그러고 지냈죠. 원래 제가 특성이 시험을 딱 보고나면 잊어버리거든요. 정답이 나와도 채점도 하지 않았고요. 확실히 합격 소식이 나올 때까지 함부로 합격, 불합격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았죠. 

 

 

법원 앞에 서있는 정의의 여신상처럼 엄정한 집행, 강제력, 공평한 자세로 만인을 위한 법을 집행하고 싶습니다.

 

 

사법시험을 계속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끈을 놓지 말고 자신감 갖고 끝까지 집중해 준비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규 진출자 분들도 사법시험 출신이든, 로스쿨 출신이든 개인의 능력이 좋다면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스스로의 능력을 열심히 키우려고 하고 있고요. 준비하고 있는 분들도 자신에게 있는 페널티, 콤플렉스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멋진 법조인이 되려는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