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하인 여러분! 지난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60주년관에서 5일간 진행된 “그린 메이커 전시회” 보셨나요? 아마 지나다니면서 많이 보셨을 텐데요, 인하누리가 그린 메이커 전시회를 기획한 중앙동아리 인액터스의 그린 메이커팀을 만나봤습니다.
신지원(중국학‧14), 한우리(화학공학‧13), 김예지(국제통상학‧16), 신현민(식품영양학‧16), 최주연(중국학‧16), 김태연(철학‧15), 윤지상(경영학‧13)
Q. 그린메이커 팀은 중앙동아리 인액터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인지 알 수 있을까요?
그린메이커는 2016년 5월부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존감 향상입니다. 프로젝트의 대상자 분들은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인데요, 자존감이 되게 낮으세요. 그 분들의 자존감 향상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관계망의 회복입니다. 그분들의 하루 일과가 하루 종일 폐지를 줍고 쉬고의 반복이거든요.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과 연결망, 소통이 없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 분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입니다. 세 번째로는 그 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세 개의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이번 전시회는 그린메이커 분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Q. 그린메이커는 무슨 뜻인가요?
그린메이커라는 뜻 자체가 ‘세상을 푸르게 만드는 폐지 줍는 노인들‘ 인데요, 폐지를 줍는 노인들과 그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와주는 사람들을 같이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그린메이커가 되게 하고, 지역사회 주민들 또한 그린메이커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그린메이커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Q. 그린메이커라는 단어는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일반적으로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봤을 때, 사람들은 뭔가 불쌍한 시선 아니면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분들을 관찰했을 때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주택가에 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수거하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반적인 시선과 반대되는 시선으로 보면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거리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관점에서 이름을 지어보자는 생각으로 “그린메이커”라는 단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인액터스는 연합동아리인데 그러면 그린메이커 프로젝트도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나요?
아니요. 인액터스가 연합동아리이지만 그린메이커는 인하대에서 진행하는 세 개의 프로젝트중 하나입니다. 그린메이커 외에 인하대에서 진행되는 인액터스 프로젝트는 생활한복의 대중화를 위한 프로젝트 ‘아란’과 유기견입양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인 ‘프렌즈독’이 진행 중입니다.
Q. 그린메이커들의 자존감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전시회를 생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전시회라는 형식을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르신들이랑 인터뷰를 했을 때 본인 자신은 폐지를 줍는 일에 대해 거부감이나 부끄러움이 적으신 편이었어요. 오히려 줍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비난을 하거나 욕설을 해서 상처를 많이 받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이분들이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계시다는 걸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폐지를 줍는 노인 자체를 되게 불쌍하고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기존에 있던 시선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이분들도 똑같이 한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전시회를 그런 방향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처음에 저희는 “humans of New york'이라고 뉴욕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거진을 보고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요. 저희도 인터뷰를 해보니까 각자 한분 한분마다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계셨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을 다른 일반인들에게 가치 있게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 전시회라는 형식을 생각했습니다.
Q. 전시회를 위한 인터뷰 중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그린메이커 분들을 시간을 정해서 만나 뵈었습니다. 처음에 이야기 했을 때는 그린메이커 분들이 일이 워낙 힘드시니까 이야기를 드려도, “좋은 일 있으셨나요? 재밌는 것 하셨나요?”이런 질문을 드려도 부정적으로 답하셨어요. 그래도 저희가 계속 찾아가니까 기억을 좀 되짚어보고, 옛날이야기도 하시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해주시더라고요.
노인 분들께 “여행 많이 다니셨을 거 같아요", “할머니 되게 젊어보이세요”라고 간단한 칭찬만 해드려도 되게 기분 좋아하시면서 자랑도 많이 하시고 그때부터 분위기가 좀 풀리면서 이야기가 많이 오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원래 폐지를 줍는 노인 분들을 처음 만나 뵙게 된 것이 작년이에요. 작년에 처음 갔을 때는 아무래도 모르는 학생들이 와서 뭘 하자고 하니까 되게 낯가리시고 멀리하셨는데 저희가 일 년의 시간을 두고 이주에 한 번씩 찾아뵈고 말동무도 해드리고 하는 일도 도와드리고 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올 해부터 전시회를 위한 인터뷰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Q.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으신가요?
전시회를 구상을 해봤다거나 전시회에 관심이 있었던 친구가 없어서 어떻게 업체를 선별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지, 어떻게 사진을 찍는지 아무것도 몰라서 좀 힘들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처음 접하다 보니 그게 좀 어려워서 배우는 과정이 좀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저희가 전문적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없다보니 사진 찍을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인하사진동호회 분들이 도와주셔서 잘 찍힌 것 같아요.
Q. 전시회로 얻은 결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신지원 : 어르신들이 사진 찍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되게 좋아하셨어요. “사진을 되게 오랜만에 찍어, 사진 찍는 덕분에 내가 오늘 꾸미고 왔어.” 이런 말씀도 하시고 저와 개인적인 인터뷰 시간에는 “이런 말 다른 누구한테 못한다”고, “고맙다”고 이런 말씀도 되게 많이 하셨어요. 그리고 전시회 방문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그린메이커가 사실 지나가면서 누군가에게는 관심 없는 존재일 수 있잖아요. “전시회 관람을 통해 그분들에게 한 번의 눈길이 더 갈 것 같다” 또는 ”그린메이커 분들이 힘들게 살아가시는 데도 밝게 웃으시는걸 보며 날 돌아보니 그동안 불평만 하며 산 것 같다“고 반성도 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나마 몇 명이라도 그린메이커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시회를 관람한 사람한테는 인식의 변화가 생겼을 것 같고, 그린메이커 분들은 이 전시회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기 보다는 저희와 함께하는 과정에서 조금 자신의 가치를 높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김태연 : 처음에는 “내가 무슨 인터뷰야” 이렇게 말씀하시고, 사진도 잘 안 찍으시고 했는데 며칠 지나고 나서는 그 과정을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변하셨다고 생각했어요. 또 할머니 할아버지의 인생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저희한테도 많은 깨달음을 준 것 같아요.
Q. 전시회 이후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이신가요?
저희는 전시회를 일차적으로 인하대학교에서 진행한 다음 국회의사당, 청계천, 계양구청에서도 진행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세 번의 전시회가 더 남아 있는 것이죠. 전시회를 최대한 많이 열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또한 그린메이커 분들의 경제적 어려움 완화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고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 제출했는데 본선에 진출했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또한 ‘커뮤니티 맵핑’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커뮤니티 맵핑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하나의 마을 지도를 만드는 거예요. 폐지를 줍는 노인 분들이 돌아다니는 길을 하나의 지도로 만들어서 그 구간 내에서 환경적인 부분을 해결해 보자하고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돌아다니면서 불법 정차나 도로환경 악화 등을 잘 포착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 자료로 커뮤니티 맵핑을 만들고, 지도 데이터를 공공기관이나 연구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저희가 연구 중에 있습니다.
Q. 더 하고 싶으신 말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윤지상 : 폐지 줍는 노인 분들이 저희가 관심 갖고 있는 대상 분말고도 인하대학교 안에도 많이 돌아다니시거든요. 그분들을 보고 불편하고 불쌍한 대상이라 생각 말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좋은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최주연 : 전시회를 얼마 전에 학교에서 열었는데 뭔가 전시회가 큰 변환점이 된 것 같아요. 전시회를 하면서 저희끼리도 더 의미를 찾을 수 있었고 저 스스로 얻는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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