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외모 패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우 중요합니다. 동의해요. 사실은 외모 패권이라는 말보다는 개인적으로 ‘인상패권’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단순히 외모지상주의의 의미인 '잘생겼다’가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내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것이 인상이라 보거든요. 항상 찡그린 표정을 지은 친구들이 있고, 반면 온화한 표정을 지닌 사람이 있으며 화내더라도 금방 풀리는 인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죠. 이와 같이 타인에 대한 내 태도와 감정을 보여주는 걸 인상이라 봅니다. 인상패권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볼 때 외모 패권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분들 보면 저보다 잘 생긴 것 같진 않아 보이는데, 인상이 좋죠. 최근 몇 년 동안의 분들은 경직된 인상을 쓰고 있다든지, 권위적인 인상을 풍긴다든지, 불통과 각박한 인상을 쓴 분들이 많았다면, 요즘의 경우엔 외모패권 즉, 잘생겨서가 아니라 그분들이 갖고 계신 감정과 태도의 표현 방식 면에 있어서 외모 패권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Q. 교수님 페이스북에 ‘얼굴패권’ 댓글들이 많더라고요. 아시죠? 그래서 동의하시냐고 여쭤본 거예요. 방금 송구하다고 하셨지만 사실 동의하시는 것 같네요.
(다 같이 웃음. 화기애애)
Q. 어떤 남편, 어떤 아빠이신가요?
부족해요. 많이 부족하고 좌충우돌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남편이자 아빠예요. 초등학교 2학년 딸과 유치원 다니는 아들을 가진 아빠예요.
Q. 어릴 때 꿈은?
전투기 조종사였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꿈이었죠. 그래서 저는 공군사관학교 지원했어요. 사관학교에 떨어져서 우리 학교 왔어요. 점수 맞춰서 인하대학교 금속공학과에 왔는데 적성에 매우 안 맞았어요. 공부도 못 했어요. 친구들이 제가 강단에 선다고 하면 막 웃어요. 그 당시에는 전과라는 제도가 흔치 않았어요. 편입과 반수도 드물었고요. 우리 때는 학교 안 가든지, 아니면 재수하든지 해야 했죠. 그런데 저는 사관학교를 가기 위해 재수하는 것은 진짜 좋은 방법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재수해서 사관학교 간다고 하는 사람을 저는 보지 못해서요. 그리고 그렇게까지 군인이 되고 싶진 않았어요. 전투기 조종사는 되고 싶었지만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걸 사관학교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저 사람은 군인이 될만한 사람은 아니야!’ 라고 말이죠. (웃음)
Q. 궁금했던 게 대학 다니실 때 소위 출튀도 많이 하시고 공부를 별로 안 하셨다고 하셨는데, 취직 후 일하면서 전공지식을 활용해야 하지 않나요? 그럴 때 괜찮으셨나요?
굉장히 어려웠죠. 그런데 보통 우리나라 기업에서 신입사원에게 곧바로 전문 지식을 그렇게까지 많이 기대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학교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아서는 아니고요. 저는 4년제 대학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면 그건 직업학교라고 생각하고 있고, 선진대학의 경우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고 알고 있고요.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구글, 페이스북 등의 많은 회사가 요구하고 있는 Critical thinking과 The way of learning, Learning experience 등은 대학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사하자마자 서류 딱 던져주고 ‘야, 문제 풀고 해답 가져와' 라고 요구하는 회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회사들은 유달리 빨리 써먹는 인재를 대학이 배출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OJT(On the Job Training) 즉, 멘토가 붙어서 협력, 공감과 소통을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공장형으로 입사교육을 시키고 매우 광범위한 직무교육을 한 다음에 바로 써먹었으면 하는 욕심이 과도한 것 같아요. 하지만 기대와 다르니 거기서 오는 갈등은 크겠죠. 그리고 회사가 현실을 알면서도 대학에 그걸 요구한다는 것은 경영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요. 신입사원을 뽑았으면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도 가르치고 교육을 해야지 이를 대학이 하길 바란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각 부서가 요구하는 인력의 요건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채용하는 방법을 준비하지도 않으면서 바로 써먹을 인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추격형 산업구조를 벗어난 고도화된 산업구조에 맞는 인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여기에 장단을 맞추는 대학의 모습은 많이 아쉽습니다. 어쨌든 막상 첫 직장에 가봤더니 회사 연구소가 재미없더라고요. 능력이 맞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싫었어요. ‘그래, 전공도 내가 원해서 온 것도 아닌데 그냥 회사도 그렇지 뭐…….’ 하면서 지냈죠.
part 4 : 문화
Q. 서점에 가시나요?
서점은 거의 안 가고 추천받아서 읽어요. 서점에 가면 긴장부터 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서점은 제게 그렇게 편하지 않아요. 그런데 한국 서점과 미국 서점은 다르더라고요. 지금은 미국에 오프라인 서점이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미국의 서점은 굉장히 책을 보는 게 편하게 되어있습니다. 의자도 우리나라보다 넉넉하게 준비가 되어있고요. 굳이 책을 읽지 않고 쉴 수 있다는 문화를 우리보다는 더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 공간적 제약이 있기에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공간이 없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다들 바닥에 앉아 책을 보고 있잖아요. 코엑스의 시도는 그래서 신선합니다.
동양이 서양보다 인쇄술도 훨씬 늦게 발전되었잖아요. 금속 인쇄 활자는 먼저 만들어졌지만, 대중화는 무척 늦게 된 거로 알고 있거든요. 사실 책이라는 것은 특수 계층을 위한 신분 상징을 나타내는 용도도 컸죠. 그러나 서양은 지식의 저변확대와 공용화라는 계몽운동을 하면서 책의 보급이 확산된 것 같고요. 반면 우리나라는 실제로 계몽된 게 별로 오래되지 않은 것 같거든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다양한 사고를 폭넓게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었고요. 그래도 요즘은 한국도 일본의 츠타야 등을 벤치마킹해서 ‘책을 읽는 것도 문화다’라는 흐름이 서점 등에 번져가고 있는 듯해요. 이와 상관없이 저는 책이랑 친하진 않아요. 하지만 책을 사는 건 좋아해요. 사는데 완독은 안 해요. 책보다는 각종 아티클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Q. 책 추천해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실 저는 책을 거의 안 봐요. 1년에 완독하는 책이 1권 정도예요. 책을 보다가 말아요. 그런 면에서는 참 끈기가 없어요.
제 분야에서 책을 추천한다면 『good to great』 (COLLINS, James C.)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제가 보는 책 중에 몇 번씩 보는 책 중 하나예요. 출장 갈 때도 갖고 다녀요. 이대로만 경영을 하면 세상의 모든 기업이 매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지금 있는 모든 경영상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good to great』는 창업과 경영을 하는 사람이 다른 책 이전에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정말 추천해요!
Q. 마음에 새겨놓고 자주 보는 글귀가 있으신가요?
유명인의 글귀는 그때그때 보고 잊어버리는 스타일이고요.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신조는 10개가 있어요. 하루의 시작을 이 신조를 새기는 것으로 시작하고, 매일 그 신조를 외워요. 너무 개인적인 것이라 공개는 안 하겠습니다.
Q. 17년도에 즐겨보는 미디어 매체 추천해주세요!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겨레 경향신문 |
국내 매체를 추천한 이유는 균형감각을 가지시라는 관점에서고, 해외 매체는 현실감각을 익히시길 위해서 추천합니다. 위 10개의 매체가 항상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매체도 유행을 따라간다 생각합니다. 유행에 따라서 매체마다 경쟁력있는 전문 분야가 더욱 드러나고 좋은 에디터가 나오고 이것이 시대에 맞는 내용으로 나오는 것 같거든요. 따라서 시대에 맞는 매체를 골라서 읽는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균형감각과 현실감각이 무슨 차이가 있냐?’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국내 언론의 경우에는 이념적인 성향, 이념적인 이해관계, 이념적인 지향점에 따라 팩트체크를 달리하는 것 같아요. 따라서 한쪽 이야기만 섭취해서는 균형감각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의 균형감각이 중요할 것 같고요. 해외 매체를 통한 현실감각 배양이라는 말은 국내 언론들이 해외 매체에 비해 공부를 덜 하는 바람에 앞선 정보와 객관적인 사실을 제공하는 데 있어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여요. 균형이랑 다른 이야기인데요. 젊은 사람들에 있어서는 균형도 필요하지만, 현실 ․ 진실 ․ 진리를 바라보는 학습 능력도 배양해야 할 것 같아요. 국내 언론은 해외 선진 매체에 비해 공부를 덜 하거나 광고수익을 위한 기사가 나오다 보니 거기서 얻는 정보가 왜곡되거나 피상적인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시대의 변화를 많이 익혀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악영향을 끼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매체를 접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수업 때 영상을 자주 보여주시는데, 좋은 영상 추천해주세요!
너무 많아서 어려워요. 굳이 두 가지를 꼽자면 사이먼 사이넥과 돈 탭스콧 TED 영상을 추천합니다.
★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
https://www.ted.com/talks/simon_sinek_how_great_leaders_inspire_action
영상 설명 : Simon Sinek has a simple but powerful model for inspirational leadership — starting with a golden circle and the question "Why?" His examples include Apple, Martin Luther King, and the Wright brothers ...
★ 돈 탭스콧(Don Tapscott) 의 ‘ Four principles for the open world’
https://www.ted.com/talks/don_tapscott_four_principles_for_the_open_world_1
영상 설명 : The recent generations have been bathed in connecting technology from birth, says futurist Don Tapscott, and as a result the world is transforming into one that is far more open and transparent. In this inspiring talk, he lists the four core principles that show how this open world can be a far better place.
Q. 유익한 사이트 추천해주세요!
모르겠어요. 디씨 보세요. (웃음) Youtube와 Ted 등 전부 좋은 사이트죠. 굳이 학생분들께 추천한다면 Coursera와 Edx, Udemy를 추천하겠습니다. 사이트 모두 전 세계의 유명 대학 강의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Q. 영어가 어려워요. 영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굳이 공유하자면 "별다른 왕도는 없다."입니다. 초등학교 이전까지는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언어적 상황을 통해 외국어를 익히는 게 가능하겠지만, 성인의 경우는 체계적 학습법을 병행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너무 텍스트 위주로 배우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만약 성인이시라면 저는 문법 텍스트를 먼저 볼 것을 권해요.
대학 들어왔을 때 제가 생활영어 학습지에 낚여서 교재를 샀던 경험이 있어요. 학교마다 와서 영어 학습지 판매원분들이 심하게 돌아다녔죠. 누나들이 봉고에 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누나랑 같이 영어 공부 열심히 해보자’라고 하면서 책 구매를 권유했어요. 덕분에 회화책 사서 공부해봤는데 영어가 전혀 안 늘더군요.
오늘의 익스프레션 정도로는 영어 향상에 답이 없더라고요. 오늘의 익스프레션 100개 외울 정도의 노력이라면 차라리 문법책 보는 게 실력 향상에 더 나아요. 문법, 단어, 독해, 쓰기, 듣기 등 우리가 아는 모든 방법의 순차적 학습의 실천이 외국 학습의 왕도라 생각합니다. "외국어 단 00만에 완성"이라는 제목을 갖는 학습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외국어는 보통 지능 수준의 사람이 오로지 "절대 인내"라는 명제만 갖고 있으면 상당 수준까지의 실력은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외국어 실력은 인내의 정도를 나타내므로 성공의 자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어 공부하신 거예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것과 똑같아요. 단, 중고등학교 때는 끌려다니는 학습이었다면 성인이 돼서는 주도적으로 학습했다는 것이 차이인 것 같아요. 또한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방식은 오히려 중고등학생에게는 맞지 않았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Q. 전공 교재로 영어공부를 하셨나요?
전공 교재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공이 이공계열이라 전공 서적 단어가 그리 깊이 있지 않았어요. 저는 영문 주간 잡지를 사서 필요한 부분을 찢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일주일 동안 외웠어요. 대학 때는 그냥 원서를 지하철 통학 시간 떼우기용으로 무작정 읽고만 다녔고,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는 군대 가서 했습니다. 군대 때 무료했어요. 야간 보초를 많이 서는 병과였는데, 밤 동안에 할 게 없는 거예요. 그 시간에 문법이건, 문장이건, 단어건 밤새도록 외운 거죠. Weekly magazine 찢어 단어장이랑 함께 군복 안주머니에 넣어놓고 있다가 여유가 될 때 꺼내서 보고, 그러다가 진짜 본격적으로는 유학 마음을 먹었을 때 공부를 했어요. 제일 중요한 점은 설령 진전이 없더라도 언젠가는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외국어 공부를 놓지 않았다’는 점 같아요. 읽지 않아도 대학교 때부터 원서를 들고 다니던 것, 군대 가서도 단어 외우려고 끊임없이 계속했던 것이 이어져서 그나마 유학 갈 때 본격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part 5 : 인하
Q. 다른 학교에도 강의를 다시는데요, 인하대생만의 특성이 있나요?
인하대 학생만의 독특한 점은 굉장히 호기심이 많은 편이에요. 많이 물어보고 싶어 하고요. 그런데 또 하나의 특징은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눌린 것도 많아요. 새롭고 다르게 해보고 싶은 욕구는 강한데 이 본심을 표출하는 데 있어 매우 소극적이죠. 그만큼 굉장히 억눌려 있다고 보여요. 그런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봅니다. 단적으로 수업 때도 느끼고 실리콘밸리 탐방 때도 많이 느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학교생활이 답답하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그게 또 우리 학교의 좋은 점이자 싫은 점이라는 친구들도 있고요. 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실험해보고 싶은데, 학교는 일방적으로 하나의 방향을 지향하거나 너무 조용한 거죠. 비유하자면 학생들이 용광로 같은 끓어오르는 열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학교는 그 열정을 살려주기보다는 똑같은 방향으로만 지향하다 보니 왠지 조금 단색의 무채색, 칙칙한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그 무채색을 벗겨놓으면 화려함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Q. '효기기' 수업을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시나요?
세상을 알고 싶고 변화시키면서 '영리활동’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모두가 창업하진 않지만, 창업가정신은 미래를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전하길 바랍니다. 망설이던 것들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한 발짝 앞으로 내딛기를 바래요. 많은 사람이 돈 벌려고 대학에 왔지만 돈 버는 기술을 가르쳐 준다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해요. 내가 무엇을 왜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을 추구하고 굳게 믿을 때 돈을 버는 것 같습니다.
Q. 인하광장에 글을 게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런 사람도 광장에 있네.'를 느꼈으면 했어요. 설령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비난받고 폄하되어도 좋으니까, 다양한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다양한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어 학생들이 남과 다른 길을 걷는다 해서 겁내지 말고 너무 억눌려 있지 않기를 원해요. 올해는 제 강의에서 학생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픈 생각이 더 강해서 광장에 게시하는 횟수를 줄였어요. 마음이 바뀌면 다시 광장에 글을 자주 올릴 계획이에요.
Q. 김진상 교수님을 멘토로 해도 되나요?
멘토로서요? 저 너무 바빠서 불가할 것 같고요. 저는 멘티를 굉장히 가려요. 아니 사람을 굉장히 가려요. 나처럼 재수 없는 인격의 사람은 싫어요. 올바른 열정과 욕망을 가졌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욕망이 없는 것도 싫지만 올바른 욕망이어야죠. 무작정 성공과 권세를 누리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은 제게 안 왔으면 좋겠어요. 그들을 피하는 이유는 잘못된 욕망으로 인해 주변도 함께 다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는 후배들도 무척 가려요. 제가 싫은 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는 선배한테도 굉장히 많이 뭐라고 하는 편이거든요. 너무 많이 뭐라 해서 선배들이 ‘너 진짜 이상한 놈이다.’라고 그러시는데, 싫으면 나 만나지 말라고 제가 얘기해요. 단, 예의는 차려요. 후배 같은 경우에는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존중하라는 게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부분에서는 제가 아주 뭐라 해요.
Q. 현수막,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건가요?
그 당시 링크사업의 일환으로 어떤 행사를 했습니다. “학교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 될만한 게 없는가?”라는 학교 측의 이야기가 나왔고요. 그렇다면 의미 있는 현수막을 설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가 설립 초기 때부터 혁신 정신이 강한 학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남들은 도전하지 않는 것에 한 번 해봐라 해서 생긴 학교이고, ‘당신 이거 해봤어?’라는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으로 생겨난 학교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 학교가 그 정신을 거의 상실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에도 그 정신이 반드시 다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Inha! Innovation Begins Here!”라는 문구를 넣은 플래카드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게 시간이 좀 지나니까 찢어졌어요. 사실 플래카드 때문에 바람이 안 통한다는 등 불만 있는 사람도 있었고요. 찢어짐과 동시에 철거됐는데, 그때 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되게 아쉬워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학교에다 말하기보다는 우선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자 제가 인하광장에 글을 올렸죠.
인하광장에서 추천 수 1천 개 넘어가면 걸겠다고 했는데, 그게 넘어가 버렸어요. 일이 조금 커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욕심도 나서 기왕 이렇게 됐으니 일 크게 해보고자 추천 수 이천 개 넘어가면 해보겠다고 했어요. 나중에 그게 보니까 2천 개는 안 넘어가고 제 기억에 추천 수 천구백몇십 개인가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다시 제시했죠. 학교가 허락만 해준다면 ‘내 돈 내서라도 플래카드 달겠다.’고 했죠. 그런데 학교가 그걸 해줬어요. 다시 플래카드가 달려서 학생들이 너무 좋아했는데, 또 찢어졌어요. 천이라는 소재가 갖는 한계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영구히 설치하자며 재미난 의견들을 주셨는데 전광판으로 하자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욕심은 계속 나서 저는 천막 형태로라도 계속 달자고 했는데 점차 없던 얘기가 되어버렸네요. 현수막을 볼 때마다 설레고 왠지 벅찼다라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아쉬웠죠.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진솔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진상 교수님 강의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명강의’이죠. 국내외 기업에서 근무하시고 미국 유학 등 다양한 경험이 강의에 녹아 있어서 재밌더라고요. 한국 언론이 다루지 않은 유익한 이야기도 수업에서 해주십니다. “사회적 가치와 혁신을 창출하는 기업의 토대가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일생의 계획이라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Inha! Innovation Begins Here!” 이 외침이 인하대학교에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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