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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仁/문화 이야기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인하인 여러분 :-) 봄봄봄~ 봄이 왔어요, ♬♩♪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지만, 따뜻한 봄 햇살이 기분 좋게 하는 요즘입니다. 다만 일교차가 있으니 얇은 옷을 여러 개 입으셔서 감기 조심하세요! 혹시 학창시절 ()’를 좋아하셨나요? 대학 입시를 위한 국어 교육은 주로 암기 위주로 진행이 되다보니 주제, 특징, 시어마다 대응하는 의미를 외우시지는 않았나요? 그렇기에 시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네요. (_) 이제는 부담 없이 자유롭게 나의 삶과 연관지어 시를 들여다보면, 공감과 위로를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고민 끝에 5편의 봄과 관련된 시를 준비했습니다. 지금 함께 만나볼까요.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봄날 되시길!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김남권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머문 자리마다

꽃망울이 터지고

당신의 손길이 머문 자리마다

이파리가 돋아납니다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2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가릉가릉

 

아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봄의 연가


이해인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린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