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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仁/동아리 이야기

중앙학술동아리 '아침'





 우리는 참 배울 게 많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 배우는 전공 공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외국어 공부, 배워 놓으면 유용한 포토샵 등 컴퓨터 활용 기술 등 배우고 싶은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죠. 그렇지만 그 전에 내가 누구인지, 내가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욱 또렷하게 보고 싶고, 배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하대학교 중앙 학술동아리 <내 삶을 깨우는 지식공동체, 아침>입니다. 아침은 인하대학교 유일의 중앙학회학술동아리로, 2013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올해 3년차를 맞은 이 동아리가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 )








 아침은 학교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지식, 많은 사람들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공동체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대학생으로서 배울 게 참 많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에 대해 배우기는 어렵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궁금할 기회도, 알아갈 기회도 적습니다. 그런데 ‘나’를 위한 힐링은 참 많습니다. 배울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세상을 살아가기란 녹록치 않다는 거죠. 우리에게 놓인 현실이 마냥 아름답지 않다면, ‘아침’은 나를 잠깐 위로할 수 있는 말보다 내가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지향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고 있는 경제, 정치 등의 구조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분석하면서 우리의 사회를 제대로 마주보려는 것입니다. 내가 그냥 일상에서 접했던 ‘청년실업’, ‘갑의 횡포’, ‘정치적 혐오감’, ‘여성혐오’. 이것들이 그저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것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찾아보고, 이 현상들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 반응을 보면서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한 대안을 상상해보는 것이죠.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제대로 알 수 있을 때, 순간의 힘겨움을 참고 넘어가기보다 내가 어떻게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를 상상할 수 있는 진정한 ‘힐링’이 가능하니까요. 이러한 ‘내 삶을 깨우는 경험’은 그 어떤 스펙보다 우리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책 읽는 세미나(위)와 모든 학회원이 함께하는 생일파티(아래)



 아침은 이러한 지식을 쌓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책 읽는 세미나와 뉴스클리핑, 영화제/토론회/집회/강연회/간담회/선전전 등의 활동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분석하는 것은 ‘우리’일 때 더욱 의미 있겠죠? 그래서 아침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과 ‘공동체’입니다. 한 번 맛보고 나갈 수 있는 회전문 같은 동아리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인생과 가치관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소풍, MT, 워킹데이트, 여름방학의 농활, 학회원들의 생일파티 등으로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보고 싶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곳, 바로 아침입니다! :)






 일주일에 한 번 저녁마다 책 읽는 세미나를 합니다.(동아리 이름이 ‘아침’이라고 해서 아침에 모인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수업이 끝나는 저녁 7시쯤 모인답니다!) 세미나는 그냥 책을 읽고 같이 생각을 나누는 독서모임이 아니라 특정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는 책 여러 권을 선정해 ‘커리큘럼’을 만들어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본 한국사회> 세미나



 작년에는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본 한국사회’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했는데요. 정부에서 취업률 70% 달성을 위하여 육아 부담으로 일하기 어려운 여성들도 취업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냈는데, 이 정책에 대한 질문들을 해결하는 세미나였죠. ‘시간제 일자리의 대부분은 왜 서비스업일까?’,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특히 여성인력이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과 재생산 영역, 돌봄 노동의 특성, 정상가족, 여성주의 등 여러 개념과 분석을 담은 책들을 읽었습니다. 보통 한 주제의 세미나당 4~5번 텀으로 진행됩니다.

 정규 세미나 외에도 뉴스클리핑 시간을 갖습니다. 어린이집 폭행 사건 등 최근 사회 이슈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때죠.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보면 ‘개인의 도덕심’만을 탓하기 쉬운데 이외에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노동 환경, 성인과 아이라는 관계의 특성 등 다양한 이유를 생각해보며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녁 정규모임 시간을 보내고, 평소에는 나빌레관 312호에 위치한 동아리방에서 같이 모여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읽습니다. 저희 동아리방에는 쇼파 2개와 고성능의 스피커와 컴퓨터, 그리고 수많은 영화 DVD와 스크린을 갖추고 있어 그 어떤 동아리방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답니다. 아마 인하대 최고의 동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 )





▲ 나빌레관 312호에 위치한 동아리방



 학교 밖에서도 자주 만나는데요. 좋은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있거나 토론회, 강연회가 있으면 학회원들이 다 같이 보러가고는 합니다. 꼭 사회 문제와 관련되지 않은 활동도 함께하고는 해요! 락페스티벌이나 연극 관람 등 여러 문화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편한 사이들이죠. 





▲ ‘인디다큐페스티벌’(위)과 ‘세월호 토론회’



 방학 때는 다른 학교 학회들과 연합활동을 합니다. 작년 여름방학에는 이화여대, 충북대, 서울대 분들과 강화도로 농활을 떠났었답니다. 많은 대학들의 학회들이 함께하고 있는 ‘학회학술네트워크’에서 주관한 <대학생사회포럼>에 아침은 2년째 참가하고 있는데요. 지난 여름에도 이화여대 학회 ‘박하’와 함께 ‘동아시아, 전쟁과 평화의 밀당’을 주제로 포럼에 참가했답니다.




▲ ‘마녀사냥’ 프로그램을 패러디하여 동아시아 관계를 연애관계로 재미있게 풀어내 찬사를 받았던 <제 3회 대학생사회포럼>



 저희의 활동을 한 줄로 정리해드릴게요. 나만의 멋진 생각과 의견도 만들고, 인하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대학의 사람들과 끈끈한 정을 나누며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곳! 이것이 바로 아침입니다.





 다른 대학교 동아리들과는 다르다는 것이죠. 운동, 음악, 춤, 그림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사회를 분석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잖아요. 그리고 가장 큰 다른 점은 ‘제 2의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기도, 어려운 일이죠. 이렇게 함께 사회를 배우고 분석해나가는 것은 몇 없는 관계라서 무척 특별하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동방이나 후문 맛집에서 자주 만나서 일상의 고민, 자신에 대한 평가 등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아침 사람들이에요.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이유로 외로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아침’에서는 그냥 대학생 때만 만나는 게 아닌 앞으로 평생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습니다. 최고의 매력이죠? : ) 






 여름방학에 떠나는 농활이 정말 좋았어요. 농활은 다른 학교 학회들과 연합해서 가기 때문에 처음 본 사람들과, 처음 가본 시골에서, 처음 해보는 농사일을 도우며 생활을 하게 돼요. 그래서 낯설고 힘들 수 있죠. 하지만 농활이 끝났을 때는 그 누구도 힘들었다고 하지 않고, 오히려 헤어지기 싫다, 떠나기 싫다면서 눈물짓고는 합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같이 ‘공동체’가 되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처음 만나면 학교와 이름 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자기가 싫어하는 것 등을 이야기하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8박 9일 동안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공동체 약속’을 만들어요. 밭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논에서 피를 뽑으면서 ‘오늘의 짝꿍’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죠. “왜 학회에 들어오게 됐어?”같이 공통적인 질문이나, 사람의 특성을 잘 관찰하고 “너는 사람들 말에 리액션을 잘하던데, 언제부터 그랬어? 특별한 이유가 있었어?”같은 질문을 하면서 대화하다보면 상대방을 아는 것과 함께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또 농사일을 다 끝낸 밤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고, 이 음악에 담긴 자기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사람들과 음악을 즐기죠. 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함께 ‘달빛데이트’를 나가서 시골의 밤을 즐기며 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또 ‘촛불의 시간’으로 촛불만 켜두고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상처나 잊을 수 없는 순간의 기억을 털어놓으며 힐링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학교 MT나 소풍으로는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렵잖아요. ‘한여름밤의 꿈’같은 시간이 여름 농활인데, 그렇다고 한 번의 인연으로 끝내는 것은 아니고 타 학회들과의 연합 활동이나 꾸준한 연락으로 인연을 지속해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이 얼른 왔으면 해요! : )






 저희 학회는 2013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올해 햇수로 활동 3년차를 맞는 학회원 2명과 2년차를 맞는 학회원 10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3년차 학회원들은 학회장과 간사로 활동할 예정이에요! 이번에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은 1년차 학회원이 되겠죠? 

 아침은 기수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전공/나이/학번 구분없이 내 삶을 깨우는 지식공동체가 필요한 분이라면 모두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수로 위계질서를 세울 수 없거니와 학회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위계질서를 지양해야 하기 때문이죠. ‘연차’라는 것은 같이 ‘아침’을 시작한 학회원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경험과 추억으로 관계를 더 끈끈히 만들려는 것이에요. 학회가 책도 읽고 많은 고민을 해야하는 곳이라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텐데, 그것을 조금 더 많이 경험해본 윗 연차의 학회원들이 더 도와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연차’가 있는 것일 뿐 절대 연차로 인한 호칭 정리, 관계의 제한은 없습니다. 03학번부터 14학번까지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는 곳이랍니다! : )






 3월부터 4월까지는 ‘내 삶을 깨우는 지식공동체 아침’이 지향하는 지식과 지식을 쌓는 방법을 보여드릴 수 있는 오픈세미나를 열 예정입니다. 오픈세미나는 총 3번으로 준비했는데요. 무척 흥미로운 주제들이죠? : )

1. [보육] 어린이집 폭행문제, CCTV설치가 답이 될 수 없는 이유

2. [국제정세] IS, 그들은 왜 코란 대신 총을 들었나?

3. [정치] 조롱하는 진보가 놓치고 있는 것 : 보수로부터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


 3월 3주차에 아침을 소개해드리는 OT를 연 후에, 그 다음 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오픈세미나를 열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학회장 김도현(경영13, 010-6562-7607) 또는 조재영(영교11, 010-5008-0953)으로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유의미한 대학생활을 하는 법, 더 멋진 사람이 되는 법, 내가 사는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법. 그 모든 것의 정답은 <내 삶을 깨우는 지식공동체 아침>입니다. 우리 함께 내 삶을 깨워봅시다.